미국 유아는 태어날 때부터 TV 중독


현대 문명의 최대 이기(利器)를 들라하면 단연 TV와 컴퓨터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같은 문명의 이기가 갓 태어난 유아와 어린이들에게는 오히려 해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과 경고가 미국의 어린이와
가족 관련 단체와 부모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카이저가족재단(KFF)측이 최근 제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6세 이하 어린이들의 70% 가량이 태어나서부터 말을 배울 때까지 거의 매일 평균 2시간 정도를 TV 시청에 보낸다는 것.

미국 갓난아기들이 태어나자 마자 가장 관심을 보이며 즐기는 것이 각종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매체와 TV라는 설명이다. 갓난아기가 TV 영상물에 익숙해지다보면 2살때부터는 잠자리에서 깰 때 아예 자신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만화영화의 후속편을 보기위해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

KFF측이 조사한 6세 이하 미국 유아들의 하루일과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TV 등 영상화면을 시청하는데 하루 평균 1시간 58분, 음악청취에 59분, 책을 읽거나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데 39분, 나머지 2시간 가량을 집밖에서 노는데 사용한다.

미국 어린이들은 6세 안팎이 되면 이번에는 컴퓨터에 빠지기 시작해 4-6세부터는 약 70% 가량이 컴퓨터를 사용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이 조사는 밝혔다. 미국 4-6세 어린이의 64%는 컴퓨터 마우스를 조작하는 방법을 알 뿐 아니라 56%는 부모의 도움없이 컴퓨터를 켜고 있으며 40% 정도는 필요한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출력할 수 있다는 것.

미국 부모들은 어려서부터 TV와 컴퓨터가 어린이에게 주는 문명의 혜택을 인정하면서도 어린이들이 자칫 TV와 컴퓨터 중독증에 물들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건전한 어린이 성장을 위한 종합대책을 촉구했다.

부모들은 어린이들에게 특히 TV와 컴퓨터가 필요하지만 자칫 해독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필요악"이라면서 이를 "필요선"으로 대체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3.11.13 [목] 연합뉴스
김성수 ssk@yna.co.kr

Posted by 복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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