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허물없이 지내는 동생 같은 놈의 생일이었다. 그의 요즘 생활은 스스로가 '엉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만큼 규모가 없고, 성실하지 못하다. 학교를 가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교회를 다니지만, 삶의 모든 것을 스스로의 가슴속에서 피어오는 뜨거운 열정과는 관계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지내는 놈의 생일을 축하해야만 할까? 축하하는데 무슨 자격을 따지냐며 나를 인정 없는 놈이라고 몰아세우더라도 무리는 아니다. 사람은 태어남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존재적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어 그들이 자신만의 빛깔로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사람의 잘잘못을 따져 생일 축하 여부를 질문하는 나를 이상하게 바라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구촌 저 먼 곳에는 생일을 전혀 축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라는 책을 통해 많이 알려진 호주의 '참사랑부족' 사람들이다. 그들은 생일이나 기념일 등을 축하하지 않는다고 한다. 해마다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아무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므로 전혀 축하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참사람부족 사람들은 자신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축하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나이의 증가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이다. 모든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원래 우리의 모습과 비교한다면 우리는 겨우 반쯤만 깨어 있는 것이다. 우리의 불은 꺼져 있으며, 우리의 그림은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 자원의 지극히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얼마든지 더 성장할 수 있는 우리다. 언제라도 어제와 다른 행동을 선택하고, 어제보다 나은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당신이 태어난 것만으로도 내게는 소중한 사건입니다' 라고 생각하며 생일을 축하해 주는 문명권 아래서 살고 있다. 하지만, '당신의 성장은 진정 기쁜 일입니다' 라고 축하하며 존중해 주는 문명권 사람들의 생각들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보다 넓은 인식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바로 이를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이고, 역사를 공부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두 가지를 축복하자! 먼저, 내 곁에 있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들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고 사랑하자. 그들의 장점을 바라보며 격려하자. 관용을 가지어 나와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인정하자. 그런 삶을 살아가다가 그들의 생일 날에 전심으로 함께 기뻐하고 축복하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들이 진정으로 성장할 때, 즉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갈 때 축복하자.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제보다 조금 더 발전한 그를 발견하는 것은 사랑의 눈길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사랑이 깃든 당신의 눈에 상대방의 발전이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칭찬하고 기뻐하며 축하를 하자. 그리고, 당신 또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최상의 행복은 1년이 지난 뒤에 연초의 자기보다 더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이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증명해보려면, 분명 오늘 하루를 자신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날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땀으로 빚어진 하루를 보내고 난 후, 잠자리에 든 당신이 그날 하루에 만족할 수 있다면 이불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의 하품까지도 행복하게 느껴질 것이다. 꺼져있던 내면 속의 불꽃을 피워내고, 멈추었던 자신만의 명작을 그려나가기 위해 학습하고, 생각하고, 사람들을 만나자. 오늘도 성장하는 나를 위하여. |